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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 리뷰

6개월차 신입 개발자의 반성문과 회고록

recoma 2023. 3.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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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이 끝나갈 즈음, 나는 이런 글을 썼다.

 

파이썬 백엔드 개발자 코테, 면접 후기 (2) (2022.07 ~ 2022.08)

파이썬 백엔드 개발자 코테, 면접 후기 (1) (2022.6 ~ 2022.7) 이번에 6월 ~ 7월 초에 7군데를 지원했고 이번에 봐야 할 면접들 전부 다 본 기념으로 후기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네카라쿠베나 중견

storyofvector7.tistory.com

면접 망하고 술 진탕 먹고 쓴 거라 다음 아침에 지우려고 했는데, 나중에 취업하고 회사일로 힘들 때 위안 삼으려고 그냥 공개로 냅뒀다. 이 글을 쓰고 조상님이 불쌍하게 여겼는지 바로 3주 후에 취업에 성공하고 현재 5개월 째 정규직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다. 취업만 하면 모든 고민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내 코앞엔 커다란 벽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고 이게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이것도 술쳐먹고 쓰고 있다.

신입은 신입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실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쓰고자 하는 반성문의 대상은 "신입 개발자"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아닌, "직장인"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나는 이 행동을 5개월 동안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있었다. 회사 직원분과 임원진분이 워낙에 좋은신 분이라 지금까지 쓴소리를 들은 적이 한번도 없지만, 이때문에 나는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깨닫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아마 속으로 벼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잘못은 그냥 방치해뒀다간 언젠간 한번 크게 사고칠 것 같아, 잊어버리지 말라고 여기에 나의 반성문을 적어보고자 한다. 내가 밑에 쓸 내용은 비단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 초년생, 또는 신입 직장인들도 포함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내 성격은 내향적인 수준을 넘어서 사교성이 상당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인기피증까지 갈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나는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탓에 행동이 굼뜨고 얼을 많이 탄다 군필자라면 흔히 말하는 폐급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어떻게든 회사 사람들하고 잘 지내보려고 밥도 같이 먹고, 회식도 1차 까지는 참여도 자주 했지만 그래도 본성은 본성인지라 말을 잘 못하는 탓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이라는 조직은 어디까지가 이익을 내는 집단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이런 단점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학교나 유치원처럼 "나 힘드러요 응애"하고 징징대면 봐주는게 아니라 더이상 회사에 필요치 않는 인력으로 보고 언젠가는 쫒겨날 거라는 거다. 나도 지금이라도 내 버릇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젠간 쫒겨나겠지

다시는 이런 짓을 저지르지 말자

모르면 물어봐라

당연한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당연한 내용을 "사수가 바빠서 방해하지 말아야 겠다"라는 생각으로 모르는게 있으면 질문하게 전에 백엔드 코드를 밑바닥까지 뜯었다, 필요하면 프론트엔드쪽 코드까지 뜯어서 봤다. (나는 백엔드 포지션이지만 프론트엔드 포지션인 React에 대한 지식도 어느정도 있기에 프론트엔드 코드를 읽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코드를 통해 얻은 결과가 만족스럽고 완벽하다는 큰 착각을 하는 죄를 수많이 저질렀다. 그리고 그 죄값은 최근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실수로 받았다.

모든것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며,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모르는게 있으면 상사나 사수에게 물어봐서 확실히 알도록 하자, 이게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지금 애를 많이 먹고 있는 중이니까

일을 미루게 만들지 말고, 애매모호 한게 있으면 뭐든지 물어보자

"일을 미루지 마라"가 아니라 "일을 미루게 만들지 마라"다. 이건 아까 위의 "모르면 물어봐라"랑 연계되는 내용인데. 일을 하다 뭔가 부정확하거나 모르는게 있으면 끙끙대다 내일로 미루지 마라는 얘기다. 일감에 대해 뭔가 요구사항이 애매모호 하거나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보자, 괜히 마구잡이로 코딩하다가 일정이 계속 미뤄질수 있다. 나같은 경우 3주 안에 끝날 것을 이거 때문에 2달 가까이 걸렸다.

말은 끝까지 듣자

간혹 나는 사람 말을 끝가지 듣지 않고 결론을 내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다시 되물어 볼 때가 있다. 말을 반복하게 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말을 똑바로 하자

기본중에 기본인데 나는 최근에 들어서 이것마저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한다.


위의 네가지에 대해 나는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반드시 고쳐야 한다. 변명의 여지 없이 고쳐야 할 사항이지만, 굳이 핑계를 대자면 나는 이 버릇들을 고치는게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두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아마 이 두 개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나머지 것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루틴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있는 주말 조차 운동을 하지 않은 데다, 인스턴스 식품을 자주 먹었고,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시간을 확보한다는 핑계로 잠도 5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나름 만족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나의 스펙을 어느정도 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주 부터 급격히 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으며, 실수 남발이 너무 잦았다.

이 문제는 수면 시간을 2시간 늘림으로써 해결해 보려고 한다.

성격

아까 위에서도 서술했듯이 내 성격하고 단체생활은 전혀 맞지가 않다. 거기다 나는 2020 졸작 실패 이후로 2년 넘게 슬럼프에 빠지면서 인간관계에 벽을 쳤었다. 하루에 입을 여는 날이 3번도 안되는 지경이었었고, 이런 생활을 2년넘게 한 탓에 지금도 어떻게 조리있게 말을 하지도 못해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2년 넘게 사람 말을 들어 본 적이 거의없으니 사람들이 하는 말에 머리가 정리가 되지 못한다. 아까 위의 "정상적인 생활루틴"은 말 그대로 생활방식을 바꾸면 어느정도 해결되는 일이지만. 성격은 인간의 본성이라 이건 내가 평생 안고 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성격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떻게든 빨리 조금이라도 키워야 한다. 말을 잘 한다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수준 까지는 어떻게 올릴수 있을 것 같다.

사람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말을 똑바로 하기 위해, 뭔가 말하기 전에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보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컨디션 문제와 내 성격에 있었다. 사실 입사 초기부터 어느 정도 느낌은 왔었지만, 크케 문제되지 않아 개의치 않았었다. 그 결과 지금 이렇게 눈덩이가 되어 불은 것이다. 이 모든걸 방관한 내 잘못이다. 아마 겉으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아마 내 생각에는 회사사람들이 날 많이 싫어할 것 같다. 이 싫어한다는 신호가 밖으로 나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버릇을 고쳐서 평판을 원래대로 돌려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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